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53 중환자실에서 버려진 환자 근무 중인 중환자실엔 입원한 지 90일이 넘는 환자가 있다. 환자는 67세 남성분으로 LC, ESRD, COPD로 반복되는 hydrothorax 있었던 분으로, 어느 날 기침 및 호흡곤란으로 입원하여 lung empyema가 확인되어 치료하였다. 입원 2달여째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10분 이내의 짧은 심폐소생술 이후 회복되어 중환자실로 전실되어 치료를 지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ARDS에 빠지며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고, 2주에 걸친 치료 끝에 회복되었으나 40여 년간의 흡연과 COPD로 호흡기 없이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결국엔 환자 및 보호자와 상의 후 기관절개술(tracheostomy)을 시행하고 가정용 인공호흡기(home ventilator)에 유지해야만 호흡을 유지할 .. 2024. 5. 3. 스스로 기관 삽관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파킨슨병 환자 중환자실 근무를 하던 중 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 환자는 85세 남성분! (주민등록번호상 나이는 81세였지만, 추후 환자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85세라고 하셨다.) 환자는 고혈압 말고는 별다른 병력 없이 지내고 있다가 3년 전부터는 걷는 게 느려지고 왜소해지면서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을 진단 받았던 상태였다. 그래도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동네 산책정도 하면서 지내오셨는데, 폐렴이 생기게 되었다.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한지 나흘째.. 호흡도 폐렴은 점차 심해져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과 같은 양상으로 나빠지고 있던 상태였다. * ARDS (acute respiratroy distress syndrome) 이 궁금하다면?https://emdoc1988.tistory.. 2024. 4. 25.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를 하면 할 수록 타과, 타직종에 대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 (feat. 스위스치즈 모델)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주로 근무하는 나는 다른 의료진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근무를 한다. 예전 대학병원에서부터, 의료사고에 대한 교육을 들을때마다 나오던 것이 바로 '스위스 치즈 모델'이다. 어떠한 오류가 사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단계의 헛점(치즈의 구멍)을 통과해야 한다는 이론으로 반대로 말하면 각 단계의 어느 한명만 오류를 인지하고 막아줄 수 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환자를 보면서 실수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나 스스로도 완벽할 순 없기에, 여러 환자를 보면서 처방을 다른환자에게 넣는 경우도 있고.. 과거력이나 검사 결과 중 내가 놓치는 경우도 있고, 과거 투약과 관련된 알레르기 병력을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 2024. 4. 14. 흉부외과 전문의 "재주 부릴 곰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정부의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의 반발로 한참 시끄러운 요즘이다. 난 어릴적부터 주장이 크게 강한편은 아니었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저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이번 파격적인 의료개혁안이 공개된 이후 100분토론도 보고 주변 동료들과 SNS(주로는 X, 구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접하고 있는데, 의사들은 대부분 개혁안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고, 정부 부처 관계자와 의료이용자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강력한 개혁안을 밀어붙어야 한다는 입장인듯 하다. 요즘 대중들의 인식으로 낙수과 의새인 나도 의사의 절대적인 숫자보다는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 배분이 더 큰 문제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 흉부외과 전문의 선생님의 글을 첨부해본다. 재.. 2024. 2. 26. 응급의학과 하지말라는 사법부.. 응급실에서 환자가 심정지로 응급처치를 받고 살아났다. 안타깝게도 심정지 동안 뇌손상이 발생하였다. 환자 측은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본인을 살려낸 병원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였고, 재판부는 병원 측에 5억 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https://m.medigatenews.com/news/3617401703 MEDI:GATE NEWS 응급실서 심정지 온 환자 살렸지만, 법원은 후유 장애 5억 배상 판결…들끓는 의료계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법원이 인천의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가 심정지로 응급처치를 받은 후 뇌 손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병원 측이 5억 원의 손해를 배medigatenews.com 바로 위 기사의 내용이다. 법원이 병원에게 배상을 선고한 근거는 “15분 경과.. 2023. 12. 22. 세상에 이런일이! 말을 하는 심정지환자!! 중환자실 당직 근무를 하던 어느 날 저녁 특별한 환자를 만났다. 바로 눈을 뜨고 말을 하는 심정지환자였다. 환자는 56세 여성으로 과거 40대에 뇌졸중 생겼던 적 있고, 2년전 심정지 이후 고혈압과 이형협심증(variant angina)을 진단받아 약을 먹으면서 지내오고 있던 분이다. 저녁 11시가 넘어갈 무렵부터 가슴통증이 생긴다며 응급실로 내원하였고 응급실에서 통증의 원인과 즉각적인 시술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나는 그 시간 중환자실에서 환자 차트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응급실 내 CPR환자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나는 곧장 응급실로 향했다. 보통은 병원 밖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가 119를 통해 응급실에 후송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번에도 119를 통해.. 2023. 12. 3. 이전 1 2 3 4 5 6 ··· 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