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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응급실 사례4

환자에게 모진말을 했습니다. 38세 남알코올성 간경화가 있는 분이며 이틀간 피를 토해 저녁 늦은 시간 응급실에 왔습니다. 자정 넘어서도 피를 2-3차례 더 토해내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응급 내시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이 되어 내시경적 지혈술을 마친 환자와 보호자로 내원한 보호자(환자의 부)에게 내시경 결과 및 입원 설명을 하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지금처럼 술을 계속 드신다면, 5년 10년 뒤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지금도 간경화가 심한데, 술만 계속 드신다면 복수는 점점 차오르고 배도 부르고, 숨쉬기도 어려워집니다. 반복되는 위장 출혈로 오늘같은 일이 재발함은 물론, 어느 임계점을 넘은 순간부터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출혈이 생길 것입니다. 더불어 간성혼수가 생기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부모도 못 알아보고.. 2024. 6. 28.
심장이 느리게 뛰는데 느리게 뛰는 약으로 치료를.. 어지럼증!다양한 원인과 고려할 점이 너무 많고 증상조절이 쉽지 않아 응급실에서 진료하기 까다로운 증상입니다. 최근 내원한 어지럼증 환자 중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케이스가 있어 공유해봅니다. 바로 느린심박수(서맥)으로 인한 어지럼증 환자였습니다. 환자는 77세 여성분으로 고혈압 및 당뇨 이외 특이병력 없던 분이었고오늘 아침부터 어지러움을 느껴 내원하였습니다. 응급실에 내원하여 시행한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phy)는 아래 첨부한 것과 같습니다.정상 심장리듬에 연달아 심실조기박동이 반복되는 ventricular bigeminy 리듬이었습니다.여기서 기계가 측정한 심박수는 80회가 표시되고 있지만, 실제 환자의 손목의 노동맥을 만져 측정한 심박수는 절반인 40회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 2024. 6. 23.
십이지장 천공(duodenal perforation)으로 오인된 췌장염(pancreatitis)환자 오늘은 CT 판독으로 운명이 바뀐 case를 소개하고자 한다. 중앙조정센터를 통해 우리 병원으로 전원 된 69세 남자 환자의 CT 영상을 살펴보자.무엇이 보이는가?  위 CT는 복부 조영 CT를 촬영한 것으로 긴 화살표는 췌장의 머리(pancreas head)를 짧은 화살표는 십이지장(duodenum)을 가리키고 있다. 십이지장의 주변부로는 복수가 생겨 있는 상태이다. 보통 생리적인 정도의 복수는 CT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정도이기에 위 영상처럼 복수가 장기 주변부에서 보이게 된다면 대부분은 염증으로 인해 생긴 복수이다.   이 환자는 처음 진료본 병원에서 복부 압통이 심하여 CT를 촬영하게 되었고, 영상결과 십이지장의 천공으로 인한 복막염 소견이 보인다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중앙조정센터를.. 2024. 6. 22.
현대판 고려장을 경험하다.. 고려장을 아시나요?고려시대 늙고 병든 사람을 지게에 지고 산에 가서 버린 풍습을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고려는 충효 사상을 강조하는 국가였고, 이를 거스르는 반역죄와 불효죄를 중형으로 다스린 문화가 있는 나라였기에 고려의 풍습과 고려장은 맞지 않다고 합니다. 더불어 고려장을 기록하고 있는 문헌도 없어, 아직까진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는 근거가 없는 셈이지요.(출처: 위키피디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예전엔 없었을지도 모르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요즘엔 실제하는 것 같습니다.최근에 정말 말도안되는 사례가 있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60대 중후반 되는 남성분이 저혈당으로 119에 신고되어 응급실로 오게 되었습니다.문제는 신고를 한 아들이 병원에 함께 오는것을 거부했고 환자 혼자 119에 실려 응급.. 2024.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