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52 너무나도 힘들었던 어깨 정복술.. (shoulder reduction) 어느 하루, 응급실에 어깨가 아프다고 온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다. 나이는 대략 70대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좌측 어깨가 아프다고 팔을 움직이지 못한 상태로, 다른 한 팔로 아픈 팔을 고정하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검진만으로도 좌측 팔이 어깨에서 탈구되어 나온 상태로 보였다. 다행히 말단 부분의 감각, 운동, 혈액순환에 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일단 x ray부터 촬영해 보기로 하였다. x ray를 확인해보니 좌측 어깨의 탈구와 함께 humerus (상완골)의 head 부분의 골절이 발견되었다. 다행히 골절 정도는 심하지 않고, 현재 신경학적 이상소견도 없기에 우선은 정복술을 시행하여 정형외과 외래 추적관찰을 시킬 수 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동안 많은 어깨 탈구 환자를 보았기에 이번에도 별다른 무리 .. 2023. 1. 18. 응급진료, 응급증상이 뭔가요?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일반 외래진료 시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응급실을 접수하면 발생하게 되는 응급관리료 때문이다. 환자가 내원하는 증상에 따라 응급진료일 경우엔 응급관리료가 부과되고, 비응급 진료일 경우엔 비응급관리료가 부가되어 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환자는 응급증상이라면서 진료를 빨리 봐주고, 뭔가를 옆에서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안테는 의료진도 잘 오지 않고 순서가 계속 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럼 어떤 경우에 응급진료가 되는 걸까?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들은 응급진료의 여부를 의사들이 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응급실에서 실제 진료를.. 2023. 1. 13. 새해, 명절에 보이는 환자유형 검은토끼의 해,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연휴, 구정, 추석과 같이 우리나라의 명절은 연휴로 응급실에 환자가 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체공유일 지정으로 길면 5일 이상의 연휴도 생기면서 병원 외래진료도 닫고, 동네 1차 의료도 쉬는 경우가 많기에 응급실은 평일의 2-3배, 휴일의 1.5~2배 정도 환자가 내원하는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감기, 장염 등 단순 감염병으로 내원하거나 단순한 외상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아 회전률이 올라가는 형태이긴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 사이사이 중환자들이 숨어 있기 때문에 진료를 보는 입장에서는 진료 난이도가 훨씬 올라간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명절때가 되면 평소엔 병원을 잘 다니지 않다가 병을 키우고 키워서 내원하는 노인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 환자가 내원하여 .. 2023. 1. 7. 응급실 진료 후엔 외래 진료를 보자! 바쁜 현대사회에서 평일 낮시간 병원 외래진료를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내몸의 이상이 있을 때, 어떠한 증상이 생겼을 때 시간 제약없이 갈 수 있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장염이나 몸살 감기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하여 수액 처치를 받는 경우엔 특별히 외래 진료를 볼 필요는 없다. 나의 경우에도 환자들에게 특별히 외래 진료를 권유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응급실 진료 이후 외래 진료를 보시도록 설명하고 안내하는데도 불구하고 외래 진료를 보지 않고, 증상이 해결되지 않았다거나 더욱 악화된 상태로 응급실로 다시 오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응급실로 다시 온다고 할지라도 마땅히 해줄게 없는 경우가 많다. 응급실은 응급환자.. 2022. 12. 23. 술 먹고 응급실로 온 12살! 평일 평소와 다르게 한가로운 응급실 12살 친구가 응급실에 접수를 한다. 요즘은 한창 코로나, 독감 유행으로 발열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시즌이라 이번에도 열나서 온 환자겠거니 하고, 중증도 분류(triage)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12살 친구가 호소하는 증상은 "술을 마시고 생긴 오심" 이었다. 간호 초진 기록을 보고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백주 대낮에 막걸리를 한병 마시고, 울렁거림이 있어서 응급실로 내원 한 상태였다. 물론 혼자서 내원한 것은 아니고 할머니가 보호자로 따라 오셨다. 환아를 상대로 몇가지 질문과 검진을 마치고, 약 처방만을 원하는지, 정맥로를 통한 수액 및 주사약 투약을 원하는지 물어보았고 12살 꼬마 친구는 아주 당돌한 표정으로 수액.. 2022. 12. 15. 아니.. 파스가 왜 여기에? 평일 낮시간 응급실에 한 노부부가 접수를 하고 들어온다. 환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픈 할아버지의 보호자로 함께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할아버지는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고 있는 상태로 반복해서 차오르는 복수로 배가 빵빵하게 부풀면서 숨이차서 내원하였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생기기에 아주 담담하게 배정받은 침상에 누워 진료를 기다리신다. 먼저온 환자들을 보고 할아버지 차례가 다가왔다. 이전 진료 본 차트를 보아하니, 우리병원 간경화와 복수로 소화기내과를 다니면서 복수를 뽑기 위해 응급실을 방문한 기록이 수차례 있었다. "환자분~, 안녕하세요?" (넉살이 좋은 편도 아닌데, 할아버지 할머니에겐 나도 모르게 친근한 목소리가 나온다.) "오늘도 지난번처럼 복수 뽑으로 오신거죠?" "지난번과 달리 새로 생긴 .. 2022. 12. 13. 이전 1 ··· 5 6 7 8 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