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80 오랜만에 만난 보람찬 심정지 환자!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심정지 환자를 마주하게 된다. 가장 많은 경우는 요양병원에서 누워 지내시는 고령의 환자의 심정지 상황이다. 이런경우 호흡기 문제로 인해서 심정지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평소 환자분의 생활 능력이나 기능도 좋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소생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00년대 중반이후 응급의료체계가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의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하였지만 아직 좋은 신경학적 회복상태(CPC 1,2의 환자들)로 퇴원하는 환자는 5%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 심정지로 내원한 47세 여자 환자분이 정말 교과서와 같은 처치를 받고 소생에 성공, 중환자실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은 케이스가 있어 기쁜 마음에 글.. 2023. 3. 3.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생기는 선입견(?), 다짐! 응급실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은 질병의 악화 상태, 갑작스러운 외상, 생사를 오가는 상태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생기는 몇 가지 선입견이 있다. 첫째, 오토바이는 타지 말자! 응급실 의사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취미를 고른다면 바로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다. 스키, 자전거 등 위험한 운동/스포츠는 많지만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은 오토바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물체에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몸을 싣고 달리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우리 몸은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사고를 목격한 대부분의 목격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오토바이 운전자가 하늘에 붕 뜨고 난 뒤 바닥에 떨어지거나,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몸이 도로에 부딪히고, 바닥에 갈리면서 쭉 미끄러진다고 한다. 가만히 서있거나 비교적.. 2023. 2. 28. 병원간 정보공유는 안돼요! 어릴 땐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들이 알 수 없는 갈겨쓴 글씨로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주고, 진료 도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x ray 필름을 가져다주는 모습을 많이들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이 전자의무기록을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요즘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은 본인의 기록이 전자기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여기고, 심지어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 본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 본 기록, 검사결과 들은 다른 병원에서 열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21세기 인터넷 강국인 우.. 2023. 2. 18. 너무나도 힘들었던 어깨 정복술.. (shoulder reduction) 어느 하루, 응급실에 어깨가 아프다고 온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다. 나이는 대략 70대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좌측 어깨가 아프다고 팔을 움직이지 못한 상태로, 다른 한 팔로 아픈 팔을 고정하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검진만으로도 좌측 팔이 어깨에서 탈구되어 나온 상태로 보였다. 다행히 말단 부분의 감각, 운동, 혈액순환에 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 일단 x ray부터 촬영해 보기로 하였다. x ray를 확인해보니 좌측 어깨의 탈구와 함께 humerus (상완골)의 head 부분의 골절이 발견되었다. 다행히 골절 정도는 심하지 않고, 현재 신경학적 이상소견도 없기에 우선은 정복술을 시행하여 정형외과 외래 추적관찰을 시킬 수 있는 상태로 보였다. 그동안 많은 어깨 탈구 환자를 보았기에 이번에도 별다른 무리 .. 2023. 1. 18. 응급진료, 응급증상이 뭔가요?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일반 외래진료 시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응급실을 접수하면 발생하게 되는 응급관리료 때문이다. 환자가 내원하는 증상에 따라 응급진료일 경우엔 응급관리료가 부과되고, 비응급 진료일 경우엔 비응급관리료가 부가되어 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환자는 응급증상이라면서 진료를 빨리 봐주고, 뭔가를 옆에서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안테는 의료진도 잘 오지 않고 순서가 계속 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럼 어떤 경우에 응급진료가 되는 걸까?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들은 응급진료의 여부를 의사들이 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응급실에서 실제 진료를.. 2023. 1. 13. 새해, 명절에 보이는 환자유형 검은토끼의 해,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연휴, 구정, 추석과 같이 우리나라의 명절은 연휴로 응급실에 환자가 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체공유일 지정으로 길면 5일 이상의 연휴도 생기면서 병원 외래진료도 닫고, 동네 1차 의료도 쉬는 경우가 많기에 응급실은 평일의 2-3배, 휴일의 1.5~2배 정도 환자가 내원하는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감기, 장염 등 단순 감염병으로 내원하거나 단순한 외상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아 회전률이 올라가는 형태이긴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 사이사이 중환자들이 숨어 있기 때문에 진료를 보는 입장에서는 진료 난이도가 훨씬 올라간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명절때가 되면 평소엔 병원을 잘 다니지 않다가 병을 키우고 키워서 내원하는 노인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 환자가 내원하여 .. 2023. 1. 7. 이전 1 ··· 9 10 11 12 13 1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