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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넋두리79

DNR 이란? - "Do Not Resuscitate" (날 살리지 마시오) ‼️DNR이라고 아시나요? Do Not Resuscitate의 약어인 DNR은 환자 사망 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말합니다. 병원에서는 동의서 형태로 'DNR'에 동의(서명)를 하지요.  지난 밤 응급실 근무 중 내원한 "DNR"에 동의 후 입원한 환자의 케이스입니다.  80대 후반 남성분이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한 지 2년이 넘은 시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의식저하가 생겨 119 신고 후 응급실로 내원하게 되었습니다.  환자분은 기저병력으로 고혈압과 치매가 있었고, 치매로 집에서 돌보기가 어려워지면서 2년 전부터는 요양원에서 지내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양측 고관절골절이 생겨 수술도 받았었고, 폐렴이나 장염 등으로 수차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고, 1년 전부터는 걷지 못한 상태로 침상에.. 2024. 9. 11.
응급실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평소와 다르게 한적하던 응급실의 어느날독거인 한분이 119 구급대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환자의 사연은 이렇습니다.집주인분이 세입자가 집안에 있는 것 같은데 연락도 안되고, 기척이 없으니 119에 신고를 했다고 했습니다.구급대원분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환자는 온몸에 똥이 묻어있는 상태로..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건 지인들과 술을 한잔 거하게 마셨다는 것언제인지도 모르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습니다.딱 봐도 길바닥의 행려 환자와 다를바 없는 모습이었고묻은 변에는 피도 좀 섞여 있어 보여 응급실로 후송된 상황이었습니다.환자분은 의식은 있으나, 기운이 없어 스스로 몸을 가눌수도 없습니다.탈수가 심해서인지 혀도 말라서 혀가 자꾸 꼬입니다. 이런경우 응급실에서는 보호자.. 2024. 9. 4.
굿파트너, 차은경에 공감하게 된다. “집이랑 회사밖에 모르고 살다 보니까 점점 더 갈 데가 없어진다…”- 굿파트너, ‘차은경’최근 굿파트너 11화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제가 아내와 처음 결혼하고 아내와 살기 시작하면서 처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결의 대사였습니다. 항상 병원에서 일하고 병원에서 자고 가끔 집에가고… 이런 삶을 반복해서 살다 보니 언젠가부터는 쉬는 시간이 생겨도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더라구요.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한건 분명한데뭔가를 안하고 있으면 마음 한켠이 불안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가 어려웠습니다.그래서 쉬는날 뭐라도 하려고 이거 저거 하다 보면 피로도 안 풀리고.. 컨디션도 다운되고.. 은연중에 표정도 굳어서 이것 때문에 아내에게도 종종 혼났었습니다. 지금은 아내에게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법을 배워서 조금.. 2024. 9. 3.
적절한 흉수 천자의 예 - Pleural tapping / Thoracentesis 중환자실 근무 중 흉수천자로 드라마틱하게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있어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환자는 60대 중반의 남성분으로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부전의 악화소견으로 호흡곤란이 심해져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응급실에서부터 입원까지 수시간만에 호흡곤란이 급격히 나빠졌고, 원인을 확인 하기 위해 시행한 흉부 chest x ray(chest AP)에서 우측 흉수(Pleural effusion)가 확인되었다.  기존에 nasal prong을 이용하여 소량의 산소만을 적용 중이던 환자였는데, 갑작스럽게 기관삽관을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호흡부전이 심해졌고, 나는 밤사이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흉수천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초음파로 우측 흉부의 흉수를 확인해보니, 많은 양의 pleura.. 2024. 8. 19.
140일 입원 끝에 회복 후 퇴원 하는 환자 중환자실 당직근무를 하며 ECMO환자 때문에 만난 심장내과 선생님께서 예전에 중환자실에서 치료했던 환자 기억하느냐 물어오셨다. 66세 여성분으로 과거 대동맥판막 및 삼천판막 치환수술을 받았고, 판막기능 문제로 인한 ARDS(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하여 입원 했다가 중환자실에서 1달정도를 계셨던 분이다. 입원도중 판막 수술도 하고 오랜 기계호흡으로 기관절개술 및 경피적위루술까지 진행했던 분으로 안좋은 상태에서 판막수술을 견대내시고 각종 내성균에 의한 패혈증이 생기면서 치료하는 나로써도 과연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분이다. 다행히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어 중환자실에서 병동으로 옮길 수 있었고 병동으로 옮겨진 이후 100여일 정도를 재활 및 치료를 받았고 이제 몸에 넣었던 대부분의 튜브, 관들을.. 2024. 8. 5.
다시 늘어나는 코로나 감염자.. 최근 응급실 근무를 하며 코로나 환자가 급격히 늘어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주간감염병통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검출률이 상당히 늘어가네요. 1주일 지연된 통계이므로 현상황은 보다 심각할 것입니다. 무너져 가는 의료 시스템으로 대학병원은 환자를 예전만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많은 중증 환자들을 2차병원에서 소화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코로나 감염병까지 확산된다면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어보입니다. 다들 건강 관리에 유의 하시고 인구 밀집 지역, 밀폐된 공간에선 개인 위생, 마스크 착용을 권장 드립니다. 202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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