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80 다시 늘어나는 코로나 감염자.. 최근 응급실 근무를 하며 코로나 환자가 급격히 늘어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주간감염병통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 검출률이 상당히 늘어가네요. 1주일 지연된 통계이므로 현상황은 보다 심각할 것입니다. 무너져 가는 의료 시스템으로 대학병원은 환자를 예전만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많은 중증 환자들을 2차병원에서 소화하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에 코로나 감염병까지 확산된다면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어보입니다. 다들 건강 관리에 유의 하시고 인구 밀집 지역, 밀폐된 공간에선 개인 위생, 마스크 착용을 권장 드립니다. 2024. 7. 29. 환자에게 모진말을 했습니다. 38세 남알코올성 간경화가 있는 분이며 이틀간 피를 토해 저녁 늦은 시간 응급실에 왔습니다. 자정 넘어서도 피를 2-3차례 더 토해내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응급 내시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이 되어 내시경적 지혈술을 마친 환자와 보호자로 내원한 보호자(환자의 부)에게 내시경 결과 및 입원 설명을 하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지금처럼 술을 계속 드신다면, 5년 10년 뒤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지금도 간경화가 심한데, 술만 계속 드신다면 복수는 점점 차오르고 배도 부르고, 숨쉬기도 어려워집니다. 반복되는 위장 출혈로 오늘같은 일이 재발함은 물론, 어느 임계점을 넘은 순간부터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출혈이 생길 것입니다. 더불어 간성혼수가 생기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부모도 못 알아보고.. 2024. 6. 28. 현대판 고려장을 경험하다.. 고려장을 아시나요?고려시대 늙고 병든 사람을 지게에 지고 산에 가서 버린 풍습을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고려는 충효 사상을 강조하는 국가였고, 이를 거스르는 반역죄와 불효죄를 중형으로 다스린 문화가 있는 나라였기에 고려의 풍습과 고려장은 맞지 않다고 합니다. 더불어 고려장을 기록하고 있는 문헌도 없어, 아직까진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는 근거가 없는 셈이지요.(출처: 위키피디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예전엔 없었을지도 모르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요즘엔 실제하는 것 같습니다.최근에 정말 말도안되는 사례가 있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60대 중후반 되는 남성분이 저혈당으로 119에 신고되어 응급실로 오게 되었습니다.문제는 신고를 한 아들이 병원에 함께 오는것을 거부했고 환자 혼자 119에 실려 응급.. 2024. 6. 18. "성숙한 이기심은 이타적이다." - 나는 솔로 20기 영수 나는 아이를 재우고 아내와 나는솔로 시리즈를 자주 보곤 한다. 지난 나는솔로 방영분에서 공감 가는 표현이 있어 인용해보고자 한다. 바로 지난 20기 방영분에 남성 출현자인 영수가 한 말이다. “성숙한 이기심은 이타적이다” 얼핏 들으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텐데.. 내 입장에선 상당히 공감 가는 말이었다. 나는 주변사람들로부터 배려심 많고 착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편이다. 아마도 내가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 듯하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이타적인 사람인가?" 답은 "아니다." 이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기심이 작용하고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적어도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 2024. 5. 21. DKA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한 청년 - 인생난이도 극상.. 최근 중환자실 근무 중... 응급실을 통해 입원할 환자가 있어 잠시 환자를 살피기 위해 응급실에 내려갔다. 그런데 입원이 결정된 환자의 맞은편에는 꽤나 젊어 보이는 청년이 아주 거친숨을 내쉬며 창백한 얼굴빚을 띠고 있었다. 응급실/중환자실에서 근무한 지 10여 년이 넘으니 얼굴만 봐도 중환자라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 젊은 환자가 중환자처럼 보였다. (의사들은 이것을 환자의 때깔.. 관상 또는 의사의 촉으로 부르곤 한다.) 먼저 연락온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 및 영상 결과를 살피고, 환자를 검진하고 보호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맞은편의 환자의 혈액검사 중 일부가 나왔다. VBGA(venous blood gas analysis) 결과였다. 환자는 심한 대사성 산증(pH 6.98)을 .. 2024. 5. 7. 중환자실에서 버려진 환자 근무 중인 중환자실엔 입원한 지 90일이 넘는 환자가 있다. 환자는 67세 남성분으로 LC, ESRD, COPD로 반복되는 hydrothorax 있었던 분으로, 어느 날 기침 및 호흡곤란으로 입원하여 lung empyema가 확인되어 치료하였다. 입원 2달여째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10분 이내의 짧은 심폐소생술 이후 회복되어 중환자실로 전실되어 치료를 지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ARDS에 빠지며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고, 2주에 걸친 치료 끝에 회복되었으나 40여 년간의 흡연과 COPD로 호흡기 없이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결국엔 환자 및 보호자와 상의 후 기관절개술(tracheostomy)을 시행하고 가정용 인공호흡기(home ventilator)에 유지해야만 호흡을 유지할 .. 2024. 5. 3. 이전 1 2 3 4 5 6 ··· 1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