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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공부방/외상, 근골격계

허리통증의 치료, 디스크가 터지면 꼭 수술을 해야 하나?

by 응닥하라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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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mdoc1988.tistory.com/65

반복되는 고통! 허리통증에 대해서~! (feat. 백년허리 by 정선근 교수님)

나이가 들어가면서 반드시 경험하는 통증이 있다. 바로 허리통증과 무릎 관절염이다. 젊었을 때에는 평생 아프지 않았을 것 같았고, 허리나 관절을 아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부모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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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에 대한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허리 통증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비특이적 급성 요통(non-specific acute low back pain)의 원인은 대부분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의 문제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다.
 
1. 탈출된 디스크는 꼭 떼어내야 하는가? → 답은 "아니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탈출된 디스크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은 1934년으로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탈출된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유발된다고 하니, 당연하게도 터져 나온 디스크 수핵을 제거함으로써 디스크 탈출증을 치료하려는 시도들이 생기게 되었고, 이것이 허리디스크의 수술적 치료의 시작이 되었다.
 1980년대 말 MRI 장비가 진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탈출된 디스크 수핵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되었고 그러면서 수술적 치료도 더욱 활발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생전에 좌골신경통을 앓은 적 없었던 사체를 부검한 경우에도 디스크 탈출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고, 허리 통증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MRI를 시행했을 때에도 35% 정도에서는 이상소견을 보였다고 한다. 더군다나 통증이 생긴 이후 탈출된 디스크가 쭈그러들기 전에 좌골신경통이 회복된 경우도 많았고, 어떤 경우에는 확연한 디스크 탈출이 없는데도 좌골신경통이 심한 환자도 있었고 심지어는 수술적으로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했음에도 좌골신경통이 심한 경우도 있었다.
 
 1940~1950년대 쯤 디스크 탈출증과 좌골신경통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의혹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결국 영국 리즈대학교병원 정형외과에서 디스크탈출증 수술을 한 다음 탈출로 눌렸던 신경뿌리에 나일론실을 걸어 압박을 가하는 실험을 하고 1958년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디스크의 탈출된 부분을 제거한 수술을 한 다음, 눌려 있던 신경뿌리를 나일론실을 이용하여 압박해 보니 다시 좌골신경통이 재현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신경뿌리도 나일론실을 이용하여 압박을 해보았는데 해당 신경뿌리에서는 통증이 유발되지 않고 찌릿한 느낌만 생겼다. 
 결과적으로 척추 신경뿌리를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좌골신경통을 일으키는데 불충분 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후 1993년 스위스 한 의사는 돼지 허리 디스크 속에 있는 수핵을 뽑아 신경뿌리에 묻혀보았고, 수핵을 바른 지 3일 정도 경과 되었을 때 신경 손상이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신경 손상은 신경의 전기전도 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결과를 종합했을 때 좌골신경통이 생기는 원리는 터져나온 수핵 때문에 발생한 신경손상 때문이며, 디스크 탈출로 손상된 신경뿌리를 약간이라도 압박하게 되면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다른 말로 신경뿌리에 발생한 염증이 필수 선행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디스크 섬유륜 파열로 인해 터져나온 수핵이 신경 뿌리 부분에 염증을 유발시킨다)


 디스크 탈출이란 엄밀하게 섬유륜 속에 수핵이 섬유륜을 찢고 디스크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과정이다. 수핵이 디스크 안쪽에 있을때에는 종판과 섬유륜에 분포한 혈관을 따라 적절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게 되는데, 디스크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더 이상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흘러나온 수핵 세포들은 죽게 되고, 세포사멸 과정에서 세포 내 물질이 세포밖으로 흘러나와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염증반응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회복된다.
 백년허리에 따르면, 허리통증이 좋아지는데 젊은사람은 3개월, 나이든 경우엔 6개월 정도 소요되며, 디스크가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략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물론 디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모두 다르듯, 디스크 회복속도 또한 사람마다 천차 만별이니 믿음을 가지고 척추위생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2. 경막외주사의 효과 (Epidural injection) 
 2001년 핀란드 오울루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에서 경막 외 주사의 효과를 보는 임상시험을 진행하였다.
 디스크 탈출증으로 좌골신경통이 있는 환자를 두 그룹으로 분류하여 한 그룹은 염증 조절을 위한 스테로이드를 경막 외 주사하고, 다른 한 그룹은 대조군으로 같은 양의 생리식염수(아무 효과가 없는 placebo 그룹이다)를 주사하고 경과를 보았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도 대략 6개월 정도 지나자 좌골신경통이 확연히 완화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그룹은 6개월 이내의 통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고, 1년이 지나면 환자의 증상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디스크 탈출증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6개월 정도면 스스로 호전된다.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탈출된 디스크 덩어리는 쭈그러드는데 평균 1-2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영상에서 덩어리가 줄어들기 전에 증상은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신경차단술(nerve block)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다만, 신경차단술에서는 국소마취제를 함께 사용한다. 
 * 일반적으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는 치료 이후 2-3일 뒤부터 효과가 발생하여 2주때 가장 효과가 크며, 보통 2~3개월정도 염증을 줄여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3. 고주파열치료 (radiofrequency ablation)
 한 때 디스크에 철사를 집어넣어 열을 가하는 치료가 유행인적이 있었으나,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효과는 자연경과와 큰 차이 없고, 오히려 10년 후 디스크의 퇴행을 가속화 시킨다는 결과가 알려지며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4. 인공 디스크 치환술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수술도 소개된 적이 있으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고, 일반적인 디스크 손상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지배적이다.

5. 탈출된 디스크 수핵을 제거하는 수술
 탈출된 수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섬유륜에 더 큰 손상이 생기게 된다. 수술 후 디스크 탈출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를 막기 위해 디스크 속의 수핵을 모두 제거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엔 디스크의 기능이 소실됨은 물론, 퇴행성 변화도 빨라진다. 
 다만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디스크 탈출이 커서 압박이 너무 심한경우이다. 신경 뿌리가 많이 눌리게 되고, 다리의 힘이 지속적으로 약해지거나 대소변 보는 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엔 디스크가 쭈그러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6. 요추 전만의 유지

(정상적인 허리의 옆모습, 요추는 전만되어있어야 정상이다)


 자연 치유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정상적으로 요추전만을 유지하고 있는 요추전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터져나온 디스크는 6개월 정도의 자연경과를 지나며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환자의 나이나 질병상태에 따라 기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백년허리'에서 훌륭한 비유가 있어 인용해 본다.
 디스크 손상은 손가락 열상과 같다. 일반적으로 손가락에 열상이 생기면 상처 치유를 위해 최대한 붙여서 잘 아물도록 관리를 해준다.  허리를 구부리는 일은 나아가던 손가락의 상처를 붙지 말라고 자꾸 벌리는 것과 같다. 
 평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를 하는 것은 나아가던 디스크의 상처를 벌리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고, 요추전만을 적절히 유지하는 신전자세 즉, 척추위생을 잘 지키는 자세는 디스크의 상처를 잘 모아주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을 해본다면 디스크성 허리통증을 낫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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