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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공부방/신경

두통! 도끼로 내리 찍는것 같은 두통엔? CT or MRI

by 응닥하라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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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가 있다.

 이전에 없던 두통이며, 도끼로 머리를 내리찍는듯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병력이라면 누구든 머리 영상검사를 해보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CT를 촬영해야 할까? MRI를 촬영해야 할까?

 

 답은 바로 CT이다!

 실제 응급실에 내원하는 대부분의 두통환자는 brain CT를 촬영한다.

 

(discord의 midjourney로 만든 이미지 - thunderclap headache)

 미국에서는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두통을 thunderclap headache이라고 표현한다.

 직역하면 벼락? 번개? 두통 정도 될 것 같은데, 환자분들 중에 너무나 적절한 표현을 한 환자분이 있었다. 

 그 환자분은 본인의 심한 두통을 '도끼로 내리찍은 듯한 두통'이라고 표현했다. 그 뒤로 나도 환자들을 문진 할 때 도끼로 내리찍는 것과 같은 두통인지 묻곤 한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두통 환자 중 어떤 환자에서 머리 영상검사를 해야 하는지, 해야 한다면 어떤 영상검사를 시행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고위험군 특징 "Red Flags Sign"

 실로 다양한 두통의 원인이 있겠으나, 응급실 의사가 관심있는 부분은 뇌출혈이 있는가 없는가이다. 두개골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생긴 출혈은 두개골 내 압력을 높이게 되고, 높아진 압력으로 뇌 실질 조직으로는 혈류가 잘 전달되지 않아 뇌신경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높아진 압력으로 두개골에서 뇌조직이 탈출하려는 압력이 발생하게 되면서 뇌탈출(brain herniation)이 발생하여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과 의식저하가 생기고 심한 경우엔 죽음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때문에 뇌출혈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응급실에 내원하는 두통 환자 중 뇌출혈이나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두통환자들의 특징을 확인하고, 다른 두통환자와 감별되는 몇 가지 포인트를 확인했다.

 이를 바로 적기 신호를 준다는 의미로  'Red Flags Sign'이라고 한다. 

Onset (발생) sudden; 갑자기 발생한 두통
trauma; 외상으로 발생한 두통
exertion; 운동이나 성관계 등 힘을 쓰는 도중 발생한 두통
Symptoms (증상) altered mental status; 의식이 불분명한 경우
seizure; 경련이 동반된 경우
fever; 발열이 동반된 경우
neurologic symptoms; 시력장애, 구음장애, 감각이상, 운동이상 등 신경학적 증상
visual change; 시력의 감소, 시야의 결손, 복시 등 시력 이상이 생긴경우
Medication (약물) anticoagulants/antiplatelets; 항응고제(와파린, NOAC 등), 항혈소판제(아스피린, 플라빅스, plausgrel 등) 복용하고 있는 경우
recent antibiotic use; 최근 항생제를 사용한 적 있는 경우
immunosuppresants;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Past history (과거력) no prior headache; 이전에 없던 두통이 생긴 경우
change in headache quality, or progressive headache worsening over weeks/months; 이전 두통의 양상과 다른 경우 또는 빈도나 정도가 악화되는 경우
Associated conditions (관련 상태) pregnancy or postpregnancy status; 임신 또는 출산직후
systemic lupus erythematosus(SLE, 루푸스)
Bechet's disease(베체트 병)
vasculitis(혈관염)
sarcoidosis(사르코이도증)
cancer(암)
Physical examination (신체검진) altered mental status; 의식저하 상태에 변화가 있는 경우
fever; 발열이 동반된 경우
neck stiffness; 경부 강직이 있는 경우
papilledema; 시신경 유두부종이 확이되는 경우
focal neurologic signs;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확이되는 경우

 

- 나이 > 50세 이상에서 이전에 없던 두통이 처음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악화를 보이는 경우.
- abrupt onset; 시간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한 시점을 기준으로 갑자기 생긴 두통의 경우.
- severe HA; 주관적으로 아주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NRS 7/10, 1분 이상 지속)
- 갑자기 생긴 극심한 두통의 경우 thunderclap headache으로 표현하는데, 뇌동맥류의 aneurysmal leak과 연관 있는 경우가 많고, 수일~수주 이내 뇌출혈로 진행하여 subarachnoid hemorrhage(지주막하출혈)이 될 수 있다.
- 병력상 힘을 주던 중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하였다면, 뇌출혈 또는 목동맥, 척추 동맥의 박리를 의심하고 검사해야 한다.
- 이전에 있던 두통의 증상과 다른 양상, 빈도, 정도와 다른 양상의 두통이 발생한 경우 뇌출혈을 감별해야 한다.
- 발열이 동반된 경우 중추신경계 감염(CNS infection)으로 뇌수막염, 뇌염, 뇌농양 등 감별이 필요할 수 있다.

 


 위의 조건에 해당한다면 머리 영상검사를 해야 한다.

 대표적인 머리 영상검사로는 brain CT와 MRI 검사가 있다.

 혹자들은 MRI가 무조건 CT검사보다 좋고 비싼 검사로 알고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두 검사 방법은 각각 목적이 다른 검사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brain CT(비조영 검사)는 주로는 뼈의 이상, 급성기 뇌출혈을 보는데 적합한 영상검사이고, MRI는 실제 다양한 프로토콜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뇌실질의 감염, 출혈이나 허혈로 인한 뇌경색 여부 확인, 종양에 대한 정밀한 검사, 뇌혈관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하는 brain MR은 병원에 따라서 제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 여부를 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다른 검사들은 비용과 시간적인 문제로 잘 시행하지 않는다.

 영상 방법의 차이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두통 환자의 경우 어떤 머리 영상검사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미국 영상의학과와 응급의학과에서 권고하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 외상으로 인한 두통
- thunderclap headache (갑자기 발생한 머리가 쪼개지는듯한 극심한 두통)
- 새로 발생한 두통과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 (papilledema; 유두부종 포함)
- 만성 두통이 있다가 임상양상이 바뀐 경우.
=> CT 검사를 추천

- 새로 발생한 두통과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 (papilledema; 유두부종 포함)
- 뇌염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 vertebral/carotid dissection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 검진상 Horner's syndrome이 의심되는 경우(unilateral miosis, ptosis, anhidrosis가 확인되는 경우)
- valsalva or coital headache
- immunocompromised patient
- 암병력이나 현재 암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
- temporal arteritis 가 의심되는 경우
- intracranial hypotension이 의심되는 경우
- new-onset headache in pregnant woman
=> MRI 검사를 추천

(혈관염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carotid/vertebral dissection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면 조영제를 사용하는 CT angio 검사를 해볼 수 있다.)

*American college of emergency physicians 2008 clinical policy
- 두통과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동반된 경우(의식저하, 인지기능 저하, 신경학적 증상)
- 새로 갑자기 발생한 극심한 두통(thunderclap headache)
- HIV 양성 환자에서 발생한 새로운 양상의 두통
- 50세 이상 환자에서 새로 발생한 두통
=> noncontrast brain CT 검사 

 

 결론적으로 응급실에서 빠르게 감별해야 하는 질환은 대부분 brain CT(비조영 검사)로도 감별이 가능하며, 혈관의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CT angio를 찍기도 한다. 따라서 여러분이 두통으로 응급실을 내원하게 된다면 대부분은 brain CT 검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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