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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

늘어나는 독거노인 환자(feat. 인구고령화와 노인빈곤)

by 응닥하라 202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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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응급실에서 근무를 해보니, 예전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했을때보다 자주 보이는 환자 유형이 있다.
바로 사회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독거노인이다.
 
뉴스나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상황은 다들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출처 : 통계청 보도자료, 2022 고령자 통계)

2022년도 통계청 고령자 통계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65세이상 노인인구는 9백만명 수준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인구가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노인인구의 비율 뿐만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를 참고하면 2020년도 노인인구의 상대적빈곤률은 40%정도 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높은편이며, 노년인구의 이혼률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작년 한해동안 노인인구 1명당 평균의료비는 475만원 수준이며 이준 110만원 정도는 본인이 부담을 해야하는 수준이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각종 질병이 생겨 몸도아프고 일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의료비는 증가하게 된다. 더불어 요즘엔 황혼이혼의 비율도 늘어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노인 혼자서 지내는 1인가구도 늘어가는 추세로 보인다.
 
이러다보니 독거노인으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의 비율도 점차 늘어나는것으로 체감된다.
이렇게 응급실로 내원하는 (사실은 119로 실려오는이 더 적합한 표현같다.) 노인환자들의 특징이 있다. 
평소 병원진료를 잘 보지 않아 본인이 병도 잘 모르고, 약도 잘 먹지 않고 병을 키워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 지역사회에서 운영하는 가정간호를 통해 병원으로 오게 된다.
직계 가족이 없는 경우도 많고, 있더라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환자들을 접하다 보면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우르지 못하고 삶과 건강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진료비용에 대한 부담감도 있겠지만, 진료비를 거의 내지 않는 의료급여 환자들의 경우에도 입원을 거부하고 퇴원하는 경우도 많고, 이후 외래를 오지도 않는다.
 
앞으로 고령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기에, 응급실로 내원하는 노인인구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이 다시 사회적으로 기능을 하고, 삶에 대한 의지를 갖을수 있도록  사회적인 제도가 잘 갖춰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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