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o난감을 보고 놀란 점... - 연명의료중단 결정

 연휴에 아내와 함께 본 넷플릭스 작품이 있다.

 바로 최근 공개되어 이슈가 되고 있는 '살인자o난감'이라는 드라마다.

 나쁜 사람을 처단하는 살인자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점에서 예전에 본 미드 '덱스터'가 생각나는 드라마였다.

 

 내가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된 것은 드라마의 줄거리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살인자o난감의 '6편'에 공개된 응급실 씬을 보고 조금 놀랐기 때문이다.

 

 6편에서는 '장난감'형사의 아버지가 위독한 상황이 되면서 인근 응급실로 후송이 되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기본적인 처치를 받은 뒤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보호자들의 생각을 묻는 장면이 나왔는데, 내가 현실의 응급실에서 경험하는 부분과 상당히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료인이 아니라면 관심없을만한 내용이었기에

 상당히 정확한 설명과 정확한 서류가 제시된 장면이라 놀라웠다.

(살인자o난감의 6편 응급실 장면에서 나온 '연명의료중단 결정'에 대한 동의서)

 

 바로 위 사진처럼 '연명의료중단등 결정에 대한 친권자 및 환자가족 의사 확인서'이다.

 

 환자가 의식이 멀쩡한 상태에서 작성해 둔 '사전연명의료 의향서'가 없었기에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남아있는 법적인 보호자인 가족(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전부의 의사를 확인 하기 위해 제시한 서류이다.

 극 중에선 남아 있는 가족이 아들인 '장난감'과 '배우자'뿐이었으므로, 두 명의 결정만 있다면 환자에게 불필요한 연명치료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실제 응급실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 해 있는 고령의 환자들이 갑작스러운 쇼크나 호흡곤란, 심정지 등으로 응급실로 실려오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19를 통해 환자만 먼저 응급실로 내원하게 되는데, 요양원/요양병원에서는 환자 보호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한다고 해서 치료를 시작한다. 의식상태나 호흡곤란 정도에 따라 기관삽관을 빠르게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나중 보호자들이 응급실로 찾아오게 되고, 보호자들에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면 치료를 중단해하고 싶어 한다.

 그런 경우 응급실에선 위와 같은 동의서를 설명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다음,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말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그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게 된다.

 

 본인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노환, 치매, 말기암 등으로 요양원, 요양병원, 호스피스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가족들과 상의해 보길 바란다.

 "연명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예전에 중환자실 근무 때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해본다. 

https://emdoc1988.tistory.com/110

중환자실 근무 중 가장 우울한 동의서.. 연명치료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