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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

오랜만에 만난 보람찬 심정지 환자!

by 응닥하라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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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심정지 환자를 마주하게 된다.

 

 가장 많은 경우는 요양병원에서 누워 지내시는 고령의 환자의 심정지 상황이다.

 이런경우 호흡기 문제로 인해서 심정지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평소 환자분의 생활 능력이나 기능도 좋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소생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2006~2020년도 국내 심정지 환자 중 생존입원/생존퇴원/CPC 1,2의 비율, 단위:%)

 2000년대 중반이후 응급의료체계가 자리잡으면서 우리나라의 심정지 환자들의 생존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하였지만 아직 좋은 신경학적 회복상태(CPC 1,2의 환자들)로 퇴원하는 환자는 5%정도에 그치고 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 심정지로 내원한 47세 여자 환자분이 정말 교과서와 같은 처치를 받고 소생에 성공, 중환자실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은 케이스가 있어 기쁜 마음에 글을 적어본다.

 위 환자는 의식도 뇌기능도 완전한 상태인 CPC1 (cerebral performance category 1 : 의식 명료, 신경학적 이상이 없거나 아주 조금 있는 정도로 일생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으로 퇴원하였다.

 

 이런 환자 케이스를 접하다 보면, 정말로 응급의학과 의사가 된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초기 응급실에서 본 환자는 아니지만, 중환자실 당직을 서며 어느 정도 기여한 바는 있기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환자는 특이병력 없이 지내던 분으로, 쓰러지기 1시간 전부터 가슴통증을 호소하다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쓰러졌던 케이스다. 아들은 119에 바로 신고를 하고 의료지도를 받아 환자에게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다.

 10분 정도 뒤 119가 현장에 도착하였고, 자동 제세동기(AED)를 환자에게 부착하고, shockable rhythm이 되어 shock이 1회 들어간 상태로 병원으로 내원한 상태였다.

 응급실에서 전문소생술을 시행하고 소생이 되었고, 이후 응급 관상동맥조영술을 위해 팀을 불러 관상동맥조영술을 함과 동시 체외심폐기(ECMO)를 적용하고 중환자실로 입원하였다.

 환자분은 관상동맥 중 LAD(Letf Anterior Descending)에 혈전으로 막히면서 심근경색으로 인한 부정맥, 심정지가 생겼던 케이스였다.

 자발 순환이 회복된 이후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이후 중환자실에서 안정화된 이후 퇴원하게 된 케이스이다.

 

 보호자에 의한 bystander CPR과 EMS 팀의 적절한 기본소생술, 빠른 병원으로의 후송, 응급실에서의 전문소생술과 이후 치료까지 아주 원활히 진행된 케이스고 환자의 예후까지 좋아 더욱 보람찼던 케이스였다!

 

 이렇게 CPC 1으로 회복된 심정지 환자를 만나고 앞으로 1년 동안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환자분도 앞으로는 꾸준히 외래를 잘 다니시면서 몸 관리를 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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