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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

응급진료, 응급증상이 뭔가요?

by 응닥하라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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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일반 외래진료 시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응급실을 접수하면 발생하게 되는 응급관리료 때문이다.

환자가 내원하는 증상에 따라 응급진료일 경우엔 응급관리료가 부과되고, 비응급 진료일 경우엔 비응급관리료가 부가되어 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환자는 응급증상이라면서 진료를 빨리 봐주고, 뭔가를 옆에서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나안테는 의료진도 잘 오지 않고 순서가 계속 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바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럼 어떤 경우에 응급진료가 되는 걸까?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들은 응급진료의 여부를 의사들이 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응급실에서 실제 진료를 하는 의료진들이 결정하는 부분이지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는 여기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약칭 응급의료법)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정한 법률이다.

 

응급의료법 제2조 1호에서는 응급환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고, 그 시행규칙에서 응급증상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법률 자체를 논하는 포스팅은 아니므로 해당 내용만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응급의료에 관한법률 )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응급의료에 관한법률 )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응급의료에 관한법률 )

위 내용처럼 보건복지부에서는 응급증상과 응급에 준하는 증상을 구별하여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내용을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1. 신경학적 증상 : 급성의식장애, 급성 신경학적 이상, 구토/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있는 두부손상

-> 출혈성, 허혈성 뇌졸중, 외상성 뇌출혈에 대한 감별이 필요한 상황

2. 심혈관계 증상 :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증상, 급성호흡곤란, 심장질환으로 인한 급성 흉통, 심계항진, 박동이상, 쇼크

-> 심정지 환자, 급성 심근경색, 폐동맥 색전증, 중증의 호흡기 질환, 부정맥에 대한 감별이 필요한 상황.

3. 중독 및 대사장애 : 심한 탈수, 약물, 알코올 또는 기타 물질의 과다복용이나 중독, 급성대사장애(간부전, 신부전, 당뇨병 등)

->  다소 모호하기는 하지만, 평소 가지고 있는 질병의 악화로 장기부전 상태나 탈수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로 반드시 수액/약물 처치가 필요되는 경우이다.

4. 외과적 응급상황 : 개복술을 요하는 급성복증 (급성복막염, 장폐색증, 급성췌장염 등 중한 증상에 한함), 광범위한 화상(체표면적의 18% 이상), 관통상, 개방성/다발성 골절 또는 대퇴부, 척추의 골절, 사지를 절단할 우려가 있는 혈관 손상, 전신마취를 통한 응급수술을 요하는 중상, 다발성 외상

-> 외상이든 질병이든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상태거나 광범위한 손상으로 신체의 후유장애가 남을 수 있는 경우이다.

5. 출혈 : 계속되는 각혈, 지혈이 안되는 출혈, 급성 위장관 출혈

-> 호흡기 및 위장 출혈의 경우는 물론 지속되는 코피나 외상으로 인한 출혈 상황에서 지혈이 안되는 경우이다.

6. 안과적 응급증상 : 화학물질에 의한 눈의 손상, 급성 시력 손실

-> 바로 조치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저하/소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이다.

7. 알러지 : 얼굴 부종을 동반한 알러지 반응

-> 상기도 부종으로 이어져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는 경우이다.

8. 소아과적 응급증상 : 소아경련성 장애

-> 열성경련 또는 열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경련이 발생한 경우이다.

9. 정신과적 응급증상 :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신장애

-> 자해/자살시도 또는 갑작스러운 정신병 증상으로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건복지부에서 정하는 응급증상은 지금 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심신상 장애를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명시하고 있고, 응급에 준하는 증상 역시도 응급증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증상들을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응급실에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 중에 하나인 요로결석의 경우엔 통증이 너무 심하고 힘들지만, 엄밀히 따지면 응급한 증상/질병이 아니기에 비응급 진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프고 불편해서 응급실 진료를 보았더라도 응급실 의사가 볼 때에는 응급한 상황이 아닐 수 있다. 더군다나 응급실에 다른 중환자가 있다면 처치 우선순위도 밀리기에 오래 기다리고,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응급실에 있는 환자들에게 동시에 나눠서 사용을 해야 하다 보니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응급실을 이용하는 환자분, 보호자 분들과 병원 의료진들 사이에 이해의 바탕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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