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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공부방/중환자의학

혈관 상태가 너무 안좋은 환자.. - 수술도 시술도 못해

by 응닥하라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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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포스팅은 최근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케이스
 내가 본 환자 중 혈관상태가 가장 안좋아.. 중환자실까지 입원했으나 아무런 적극적 치료도 하지 못하고 요양병원으로 전원 하게 된 케이스이다.
 

 환자는 70대 후반의 여성

 본래 고혈압과 당뇨, 천식이 있으며, 폐암으로 치료받았던 적도 있는 분으로 최근 반복되는 골절로 치료를 받다가 요양병원에서 요양 중에 낙상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산소포화도 저하가 확인되어 병원 응급실로 전원 된 환자이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우측고관절 골절이 확인되었고, 어떤 원인에서인지 심한 대사성 산증이 발생해 있었다.

 initial ABGA : pH 7.211, PCO2 31.3, PO2 122, O2 saturation 97.3, HCO3- 13.6, BE -14.1, lactate 0.5

 이번 포스팅에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환자의 초기 동맥혈 가스 검사 결과는 위와 같았다.
 환자의 호흡곤란은 대사성 산증에 대한 보상성 기전으로 생긴 것으로 확인되었고, 대사성 산증 자체는 추후 lab 결과를 보았을 때 normal Anion gap으로 hyperchloremia에 의한 대사성 산증으로 보였다.

 
  낙상으로 인해 우측 고관절의 골절이 동반된 상태로, 환자의 골반 x ray는 아래와 같다.

(환자의 고관절 골절을 의심할 수 있는 pelvis x ray, 우측 고관절이 좌측에 비해 짧아져 보이나 아주 저명하지는 않다. 다만, 환자나 보호자가 말해주지 않은 다양한 시술/수술의 흔적이 보인다. 요추 4번,5번의 후고정술을 받았으며, 양측 대퇴동맥은 스텐트 시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

 x ray로는 골절이 아주 명확해 보이지는 않으나 검진 소견상 골절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도 했고, 어차피 환자의 호흡곤란 및 대사성 산증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CT검사를 시행할 예정이었기에 CT검사로 고관절 골절 여부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CT 결과가 다소 충격적이다.

 CT의 판독으로 확인되는 소견을 한번 정리해보았다.
 

No acute PTE or DVT, both. 
Total occlusion of right CCA. 
Severe stenosis with dense calcification of left SCA OS.
Probably atelectasis rather than lung cancer of RUL.
Severe calcification of coronary arteries. 
S/P both SFA and popliteal arteries stent insertion. 
    - Severe instent restenosis.
S/P posterior fixation of L4-5. 
S/P vertebroplasty of L3 

우측 common carotid artery(CCA)가 막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좌측 subclavian artery의 협착이 확인된다.
심장 CT가 아님에도 관상동맥에 심한 석회화 소견이 보이고 있다.
대동맥의 혈관벽도 전체적으로 칼슘침작으로 인한 석회화 소견을 보이고 있다.
양측 common femoral artery쪽으로 stent 시술이 되어 있으며, 그 안쪽으로는 다시 석회성 병변으로 인해 막혀 있는 상태가 확인된다. 다행히 다리에 혈액순환 장애가 의심되는 소견이 없는 상황이었고, 아마도 만성적으로 진행한 협착 및 폐쇄로 우회 혈류가 발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위 영상 자료를 보면 알겠지만, 

 몸에 있는 머리, 팔, 다리로 가는 큰 동맥들이 상당히 좁아지거나 막혀 있었다. 

 예전 양측 온넙다리동맥(common femoral artery)은 한차례 스텐트 시술을 받았던 적이 있었고 그 안쪽이 다시 막혀 있었고, 우측 온목동맥(Rt. common carotid artery)막히고 좌측 쇄골하동맥(Lt. subclavian artery)매우 좁아져 있었다.
 추가로 대동맥 및 심장관상동맥에도 칼슘침착이 아주 심해 보였다.


 입원 후 시행한 심장초음파(echocardiography) 소견에서는 허혈성 심근병증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심장내과 선생님과 상의 끝에 심장관상동맥 조영술을 하고자 했으나 큰 동맥들이 막혀 있어 심장 관상동맥으로 stent가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관절 골절에 대한 수술도 결국엔 하지 못했다. 수술 후 상처 회복이 안되거나 다리 혈류 문제로 다리 전체가 괴사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신경외과 선생님과 상의 결과, 온목동맥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나 시술도 보류하기로 하였다.
 결국 이 환자분은 내과적 치료 이후 대사성산증은 교정되었으나, 골절 및 심혈관질환에 대한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요양병원으로 전원 하게 되었다.

 

(혈관의 죽상동맥경화의 진행/악화 순서,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플라크가 형성되고, 플라크가 커지다가 석회화가 생긴다. 이렇게 생긴 석회화 병변은 CT에서 확인하기 쉽다.)

 이번 케이스의 환자처럼 추후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선 어느 정도 혈관 상태가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 대사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대한 적극적인 조절과 예방에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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