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 선넘었습니다. 삭감 통보!

 개원하신 선생님들에게는 비할바가 못 되겠으나,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나에게도 삭감 통보를 알리는 내용의 안내문이 도착했다. 

 

(너의 검사는 잘못되었어를 가리키는 두글자..)

 

 교통사고로 내원한 환자에게 시행한 brain CT와 chest CT에 대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약칭 '심평원')에서 CT 촬영이 불필요한 환자로 보이니, 해당 검사건에 대해서는 수가를 보전해 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중증의 외상이 아닌, 단순 교통사고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CT 검사는 그다지 필요한 검사는 아니다.

 대부분 가벼운 경추, 요추의 긴장 및 염좌 소견이 대부분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머리를 다친 경우엔 동반된 증상 여부에 따라 brain CT정도를 찍어보는 수준이다.

 

  그날의 환자는 단순 교통사고보다 차량 손상이 심해 보이긴 했으나, 환자의 단순 x ray 영상은 큰 이상이 없었다. 경미한 증상이라 판단하여 x ray 결과를 설명하고, 추후 이상 소견 있을 경우 추가적인 검진 및 검사를 받아보시길 설명드렸는데, 환자가 CT 검사를 요구했다. 반드시 필요한 검사는 아니라고 환자를 타일러 보았으나 환자분은 이상이 있을 때 책임질 수 있냐며.. 물어왔다. 그렇게 brain CT, spinal CT를 촬영하게 되었다. 

 

 심평원에서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 자동차 보험 환자의 두부 CT 촬영에 합당한 기준 

 1) 의식소실

 2) 출혈소견이 있는 경우 (혈전제 복용중인 환자, 혈액응고장애환자)

 3) 두통, 어지럼증, 오심 (또는 구토) 증상이 동반될 때

 4) 의식저하

 5) 두부 또는 얼굴에 직접적인 외상흔적이 있는 경우

 6) 고위험 수상기전 (보행자 교통사고, 자전거운행자 교통사고, 추돌사고로 튕겨나간 승객, 1m 또는 5 계단 이상 높이, 빠른 속도에서의 자동차 사고, 안전베트/헬멧 등 보호장구 미착용인 경우)

 7) alcoholism 기왕력

 

#. 자동차 보험 환자의 척추CT 적용기준

 1) 65세 이상 고령환자 또는 골다공증 동반 환자, 기왕증이 악화된 환자

 2) 신경학적 이상징후

 3) 의식상태의 변화

 4) 술 또는 약물에 의해 의사소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5) 단순 방사선 상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위에 합당하는 소견이 있을 경우에만 CT 검사에 대한 보험 수가가 인정된다고 한다.

 

 진료 환경에선 환자들은 (특히나 자동차보험으로 접수한 환자들) 많은 검사를 하길 바라고, 응급실의 의료진들은 가능한 최소한의 검사만 하길 원한다. 하지만 환자들이 '책임질 수 있냐?'라는 말과 함께 검사를 요구하면,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된다.

 앞으론 이런 심평원의 근거 자료를 보여주며, 2-3일 경과를 보시고 외래에서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보시도록 권고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