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할머니의 울음..

최근 악화되는 흉통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할머님이 계셨다.
노작성 호흡곤란을 동반하였고
별다른 감염의 징후는 없었다.
청진을 해보니 상당히 큰 수축기 심잡음이 들리고 있었다.
침상에서 초음파를 가져가 확인해보니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심한 상태였다.
산소포화도는 조금 낮긴 했으나 호흡수와 혈압은 괜찮았다.
심장내과 당직 선생님과 상의를 해보니 수술보다는 TAVI를 권유 해주셨고
보호자들도 이에 동의하여 입원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환자분이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이유를 여쭤보니
다짜고짜 퇴원을 시켜달라고 하신다.
“어차피 살만큼 살았고 죽을건데 입원해서 뭐하나”
치료비 때문은 아니고
갑작스러운 시술 이야기.. 그리고 생길지도 모르는 합병증이나 수술 가능성 등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셨던 것이다.
응급실엔 새로운 환자가 계속 오는 곳이기 때문에 환자분들의 마음까지 위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만에 소리없이 우는 할머님의 모습을 보니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궁금하다면?
https://emdoc1988.tistory.com/m/90
반응형
'넋두리 > 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녘 응급실을 찾은 80대 할머니.. 그대 이름은 '어머니' (0) | 2025.02.10 |
---|---|
응급실에선 환자 분류를 어떻게 하는가? - KTAS (4) | 2024.12.03 |
명절, 의료대란 응급실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점 -응급실 프로세스 이해하기 (1) | 2024.09.15 |
DNR 이란? - "Do Not Resuscitate" (날 살리지 마시오) (2) | 2024.09.11 |
응급실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0) | 2024.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