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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
넋두리/응급실&중환자실 이야기

명절, 의료대란 응급실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점 -응급실 프로세스 이해하기

by 응닥하라 202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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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연신 의료대란을 외치고 있고, 정부 측 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 상황 속에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추석)가 찾아왔다.

(그록이 생성해낸 응급실 앞에서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항상 응급실은 휴일에 바빴고, 연휴가 되는 명절엔 더욱 그러하기에
이번에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응급실 진료 시 환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응급실의 기본 프로세스를 이해하자

응급실에 내원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료를 보게 된다.

(응급실 진료 프로세스)


* 원무과에서 인적사항을 통한 환자 접수
->  초진 간호사를 통해 기본적인 병력청취(중증도 분류)
-> 대기 및 병상 배정
-> 응급실 의사 진료
-> 의사 처방
-> 처방에 따른 처치 수행
-> 입원/퇴원 결정 및 추후 외래

보통 접수 이후 바로 진료가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 있는 응급실이라면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진료가 이뤄지게 된다.
아마도 최초로 만나게 되는 의료진은 간호사가 될 확률이 높다.
여기서 환자가 왜 응급실에 왔는지, 어떠한 증상이 있는지, 과거 병력은 어떤지, 혈압과 심박수, 산소포화도는 어떤지 등을 평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중증도를 5단계로 분류하게 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부정맥 등과 같이 촉각을 다투는 상황이 의심된다면 최대한 빠르게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병상을 배정하고 응급실 내부 의료진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다만, 여기서 단순 감기나 장염, 일반적인 외상 등 상대적 중증도가 낮다 판단되면 내원 한 순서에 따라 진료가 이뤄지게 되며, 본인 순서가 될 때까지 대기를 해야 한다.

본인이 대기실에서 대기하도록 안내를 받았다면, 그것은 본인의 증상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보다 응급하고 위중한 환자가 있어서이다.

대기 끝에 병상을 배정받게 되었다면, 아마도 의사가 찾아와 다시 한번 환자의 증상에 대하여 진찰을 하게 된다. 초진 간호사에게 한차례 설명을 끝냈기 때문에 뭔가 자동적으로 처치가 이뤄지길 바랄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처방권을 갖는 의사가 환자를 확인하고, 검진을 한 이후 필요한 검사와 처치를 처방해야 한다.

의사의 처방이 내려지면, 이를 확인한 간호진에서 검사와 투약 및 처치 등을 진행하게 된다. 처방은 환자마다 천차만별 일 수 있다.
응급실에서의 검사 및 처치가 완료되면 대부분 약을 받아 퇴원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외래를 잡아주기도 한다.


2.  응급실에 내원한 주 증상과 원하는 바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자.

본인이 응급실에 내원하게 된 이유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자.
응급실 의사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진료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왜냐면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감과 risk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이 애매할수록 이런저런 검사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젊고 별다른 기저병력이 없는 환자 거나, 경험적으로 반복되는 증상으로 수액처치나 약처방만 원할 경우엔 확실한 의사표현을 해주자!
그렇다면 불필요한 검사 없이, 빠르게 응급실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에게도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 이득이다!

일례로 특별한 병력이 없는 30대 남성이 내원 전날 과식과 과음을 하고 배가 더부룩하고 아픈 상태로 응급실로 내원했다. 경험적으로 체한 느낌이고 수액 좀 맞고 약을 받아가고 싶은 마음에 응급실에 방문했다. 의료진에게 이러한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지 않는다면, 본인은 원치도 않은 검사와 처치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반드시 분명히 전달을 하는 것이 좋다.

3. 본인의 병력을 숨기지 말자.

간혹 진료를 보는 환자들 중에는 의료진에게 본인의 병력이나 증상을 숨기는 경우가 있다.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경우엔 진료의 방향이 완전히 산으로 가거나, 한참들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환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병력(과거력)과 수술력,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 증상은 어떤지에 대한 내용은 숨기지 말자.

4. 응급실에서 모든 원인을 알겠다는 생각은 버리자.

응급실 진료 한 번으로 모든 것이 결론지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분명히 결론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아니, 오히려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응급실 의사들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대부분 응급한 질환의 감별이나 처치에 특화되어 있지, 만성질환이나 애매한 증상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급성기 질환의 경우에도 초기에 내원한 경우엔 검진이나 검사만으로 진단이 안될 수 있다.
따라서 응급실에서 이상이 없다 판단되더라도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증상이 지속 악화된다면 반드시 추가 진료가 필요하다!
또한, 응급실 진료에서 답을 얻지 못했다면 다른 전문의들의 진료를 통해 추가적인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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