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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 이어...
같은 날 내원한 또 다른 장천공 환자의 사례를 포스팅 해보고자 한다.
이 환자분의 경우엔 내가 직접 본 환자는 아니고 같이 근무하는 다른 응급의학과 전문의 선생님께 진료를 보았던 케이스이다.
#. 복통으로 내원한 75세 남자
점심 식사 이후부터 발생한 복통으로 저녁되면서부터 우하복부 통증을 보이면서 응급실로 내원했던 분이다.
환자분은 고혈압 이외 다른 병력은 없던 분으로, 내원시 37.5도의 미열과 함께 검진상 RLQ(우하복부) 압통이 보였었다.
당시 시행했던 혈액검사 결과 WBC 14440 (neutrophil 75%), CRP 1.2 정도 확인되었고 다른 검사 결과상에선 별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복부 x ray 상에서는 우측 소장으로 약간의 폐색을 의심케 하는 가스 음영이 확인되고 있었고, 진통제 및 진경제 등의 위장약을 사용한 이후에도 복부 압통을 보여 복부 CT 를 촬영하게 되었다.
CT에서는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우하복부쪽 말단회장부(terminal ileum) 쪽에 가늘고 길다란 무엇가가 장을 꿰뚫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소장 밖으로 새어나온 free air가 보이는 상태로 장천공의 소견이 확인되었다.
영상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생선 가시나, 뼈, 바늘 등 길고 가느다란 무언가를 먹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환자는 그런적이 없다고 했다.
위(stomach)에 들어간 이물의 경우엔 내시경적으로 제거를 고려해볼 수 있으나, 이물이 십이지장을 넘어가게 되면 내시경으로 제거가 어렵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배출이 되도록 기다려보는게 상책이다.
하지만 이번 환자의 경우엔 장벽을 뚫고 나와 천공을 유발한 상태이므로, 수술적인 치료를 해야만 했다.
당연히 환자는 외과로 입원을 하게 되었고, 입원 후 수술 적절성을 평가하고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전 평가에서 폐기능이 좋지 않은것으로 확인되었고, 전신 마취의 위험성이 높았던 상태라 항생제를 사용하며 이물이 자연적으로 배출되길 기다려 보았으나, 이틀뒤 촬영한 CT 영상에서도 이물의 위치는 변화없이 그대로였다.
결국 입원 8일째 되는날 수술을 하게 되었고,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물을 확인하고 제거할 수 있었다.
이물은 다름아닌 유리조각이었다.
왜 유리조각을 먹게 되었는지.. 언제 먹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다행히도 환자분은 잘 회복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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