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휴일날 감기 몸살이나 가벼운 외상으로 인근 응급실을 방문했다.
원무과에서 접수를 하고 진료를 보기 위해 대기실 또는 응급실 앞에서 기다린다.
진료를 기다리길
한 시간..
두 시간..
엄청난 기다림을 하고 있는데..
119를 타고 온 가슴을 부여잡은 중년의 남성 한 명이 빠르게 카트를 타고 응급실내로 들어간다.
과연 이 환자는 무엇때문에 응급실로 온 걸까?
바로 흉통이다!
응급실로 내원하는 이유 중 빠른 진료가 필요한 증상으로는 흉통이 있다.
흉통으로 온 환자는 왜 이렇게 빠르게 진료를 보게 되었을까?
흉통을 보일 수 있는 질환들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심근경색(MI, myocardial infarction), 폐동맥 색전증(PTE, pulmonary thromboembolism), 대동맥 박리(AoD, Aortic dissection), 긴장성 기흉(tension pneumothorax), 심낭압전 (cardiac tamponade)
위에 열거한 질환들은 갑작스럽게 흉통을 유발하고,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질환들이다.
이 외에도 협심증, 심부전, 위식도 역류증, 식도파열, 갈비뼈 골절, 연골염, 근육통, 폐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종양 등 다양한 이유로 흉통이 유발될 수도 있다.
따라서 흉통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 한 환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처치 및 검사가 이뤄지게 된다.
일단 모니터 가능한 침상이 있다면
환자를 눕히고 활력징후로 혈압, 심박수,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게 된다.
이후 환자의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phy)를 검사하고 채혈과 동시에 투약이 가능한 정맥로(IV route)를 확보하게 된다.
이동식 x ray를 불러서 (portable x ray)를 촬영한다.
여기까지가 흉통 환자에게 일사불란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기본 검사'이다.
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떠한 검사를 통해 병의 진단이 명확하게 이뤄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따라서 호소하는 증상이 같더라도
그 양상이 어떤지, 통증의 위치는 어디인지, 어떤 상황에서 유발/악화/완화되는지, 방사통은 있는지, 동반된 증상은 어떤지를 확인해야 하고
환자 신체 검진을 통해 질환의 근거나 징후를 찾아보아야 한다.
그럼 대표적인 흉통 질환의 증상 및 징후에 대하여 알아보자.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처럼 심장 관상동맥의 문제로 생기는 병들은
좌측 가슴이나 전흉부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무거운 돌로 누르거, 벨트로 가슴을 조이는 듯 답답한 양상의 통증을 호소한다.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식은땀을 흘리면서, 오심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
또한 목이나 팔, 치아 쪽으로 방사되는 양상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운동이나 활동 시 흉통이 유발/악화되고, 쉬면서 통증이 좋아지며, 신체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심장의 부하는 증가될 수 있기에 큰 스트레스 상화에서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심근경색의 정도가 심할수록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박수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고, 이럴 경우 우리 몸의 세포조직에 산소를 적절히 공급할 수 없기에 청색증(cyanosis)이나 얼룩덜룩한 피부 톤(mottled skin)을 보이게 된다.
심근 경색은 심장의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심근, myocardium)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를 말하며
협심증은 심장의 관상동맥이 상황에 따라 좁아지면서 일시적인 혈류 장애(허혈, ischemia)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대한 구분은 나중에 따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당뇨가 있거나, 중년의 여성들의 경우엔 심근경색에서도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증상만 가지고 심근경색이 아니라 단정 할 수 없기에 처음 생긴 흉통이라면 반드시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해보길 추천한다.
폐동맥 색전증은 통증의 양상만 가지고는 진단하기는 어렵다.
주로는 심부정맥에 생긴 혈전이 폐동맥으로 날아가면서 폐동맥 말단을 막는 경우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환자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기에
최근 오랜시간 차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적이 있거나, 중환자실에서 오래 누워 있는 환자의 경우에서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하면서 당시 많이 만난 경우로는 대부분 암과 관련하여 혈액의 응고 경향이 생기는 경우, 또는 심장의 구조적 문제(심장판막 수술로 인공판막을 가지고 있거나, 심비대가 있는 등)로 인해 혈전이 생기는 경우, 감염과 관련하여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대동맥 박리는 찢어지는 듯한 양상의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동맥 박리 위치에 따라 흉통의 위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심지어 복부 대동맥의 박리의 경우엔 복통으로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대동맥은 척추뼈의 바로 앞쪽에 위치하기에 비교적 몸의 중심보다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등 쪽으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긴장성 기흉은 갑자기 기흉의 심한 형태로 기흉이 발생한 쪽의 폐가 확 쭈그러 들면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 있고, 기흉이 생긴 흉강 내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가슴 안쪽 공간에 위치한 장기나 혈관들에 압력을 가하게 되기에 혈압 저하가 생기게 된다.
기흉이 생긴 폐야에서는 청진상 호흡음이 들리지 않고, x ray를 시행하게 된다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의심하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결핵을 앓아 폐가 망가졌거나, 오랜 흡연력으로 폐기종이 있다거나, 폐의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서 잘 생길 수 있다.
심낭압전도 증상만 가지고는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혈압이 낮거나, 심전도 상에서 파형의 크기(amplitude)가 낮거나, 교대맥이 보이거나, x ray 검사에서 심장비대 소견이 관찰되고, 청진상 심장 소리가 작게 들린다면 의심을 하고 심초음파를 시행해볼 필요가 있겠다.
PS. 대부분의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질환들은 갑자기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응급실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검사들엔 한계가 있고,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응급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전문이다.
때문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모든 흉통 환자들의 원인을 명확히 진단하고 해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응급실에 내원하여 진료를 보았는데, 특별한 이상이 없어 퇴원을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외래를 내원하여 추가적인 진료, 검사를 받아보길 권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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