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버려진 환자
근무 중인 중환자실엔 입원한 지 90일이 넘는 환자가 있다.
환자는 67세 남성분으로 LC, ESRD, COPD로 반복되는 hydrothorax 있었던 분으로, 어느 날 기침 및 호흡곤란으로 입원하여 lung empyema가 확인되어 치료하였다.
입원 2달여째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10분 이내의 짧은 심폐소생술 이후 회복되어 중환자실로 전실되어 치료를 지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ARDS에 빠지며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고, 2주에 걸친 치료 끝에 회복되었으나 40여 년간의 흡연과 COPD로 호흡기 없이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결국엔 환자 및 보호자와 상의 후 기관절개술(tracheostomy)을 시행하고 가정용 인공호흡기(home ventilator)에 유지해야만 호흡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중환자실에서의 한 달 동안의 사투 끝에 환자에게 남겨진 것은 기관절개술로 인한 인공호흡기.. 보호자들의 외면이었다.
처음 보호자들은 환자를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하며 침습적이고 연명치료가 될 수 있는 치료들도 가리지 않고 해 달라 요청을 했었다. 심정지 상황에서 소생술을 하고, 기관삽관 이후 ARDS에 빠지면서 CRRT를 하고, 이후 인공호흡기 제거에 실패했을 때도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여 다시 기관삽관을 하고 기관절개술까지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환자가 가정용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에서 더 이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 집이나 장기 요양시설로 퇴원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보호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더니 연락이 되지 않고, 면회도 오지 않았다.
보호자들이 병원에 환자를 버리고 도망간 것이다.
환자의 주치의, 병원 원무과를 통해 수도 없이 연락해 보았으나 보호자들은 연락두절이 되어버렸다.
경찰이나 관공서를 통해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았으나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었다.
결국 환자의 90일간의 진료비는 병원의 손실이 되었고 환자는 인근 요양병원으로 전원 되었다.
환자는 추후 사회사업실을 통해 의료보험 등급을 변경하는 계획으로 요양병원에서 병원비를 보존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